코로나19 위기 딛고 일어선 소상공인에 희망을②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공동기획

부산의 한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거리두기 해제 이후 부산 해운대에 있는 식당('미식가의 우동')에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2019년 말 부산 남포동에서 '미식가의 우동' 직영점을 열었던 양지혁 사장은 수억 원의 손해를 보고 폐업했다. 그는 맛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을 확신하고 부산 최고의 요지에 점포를 열었다. 남포동은 부산을 대표하는 상권이다. 그만큼 임대료도 비쌌다. 하지만 개업 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전국적으로 감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늘 붐비던 거리에는 인적이 끊겼다.

바닥을 기는 매출액으로 임대료는 물론 인건비를 벌기도 어려웠다. 도심에 제대로 된 매장을 열기 위해 투자했던 자금이 만만치 않아 장사가 안된다고 쉽게 문을 닫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매달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다가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코로나때 직영점은 문닫고 가맹점은 생존

반면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미식가의우동' 해운대점은 코로나 기간 지역 맛집으로 자리 잡아 현재 25평 매장에서 연간 7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맹점인 해운대점은 당초 2020년 1월 오픈 예정이었다. 하지만 1월 20일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오픈을 미루다가 마지못해 2월에 문을 열었다. 2020년 4, 5월까지는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후 서서히 매출이 상승하면서 팬데믹(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문을 닫은 '미식가의우동' 남포동 매장과 지역맛집으로 성공한 해운대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달라진 상권의 지형을 대변한다. 남포동은 관광객 중심의 도심 상권이라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작은 매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는 부산 해운대점은 고정 고객이 많은 오피스가와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배후에 끼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다. 주중에는 오피스가 직장인을 단골로 확보하고 주말에는 가족단위 고객들이 매장을 가득 채웠던 것이다.

◆주거지, 교외 지역 VS 주요상권, 도심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사회에 여러 변화를 가져왔지만 비대면 언택트 트렌드의 확산은 소상공인들의 상권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상권의 특성은 소상공인들의 영업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빅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보면 지방 소도시인 면의 매출 증가율이 높고 읍·동 단위로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증감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요 상권이나 도심일수록 매출 감소가 많았고, 경제규모가 작은 지역일수록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으로 집합인원 수, 영업시간제한 조치에 따라서 사람이 많이 모이던 상권은 한산했던 반면 탁 트인 전원 지역이나 경관이 좋은 자연 속에 위치한 음식점들은 오히려 손님들이 붐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답답함을 풀기 위해 교외 지역을 많이 찾았던 것이다.

◆재택근무 확산, 등교 제한이 바꾼 상권 지형도

재택근무의 확산, 각급 학교들의 등교 제한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지역은 바로 주거지 상권이다. 슬리퍼를 끌고 갈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하는 슬세권의 경우 안정된 매출을 보이며 코로나 기간 가장 부상한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대학교 중·고등학교 등 학교 주변 상권은 등교 중지의 영향을 받았다. 배후가 약한 대학가 단독 상권은 큰 타격을 받았다. 초·중·고교 상권의 경우 대부분 인접 거리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나 주거지 상권을 끼고 있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지만 학교 와 거리가 가까운 매장일수록 타격이 컸다.

오피스가는 고정적인 수요가 뒷받침되는 안정성이 특징이다. 하지만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전체적으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저녁 회식이 사라지면서 전반적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단독 오피스 상권일수록 매출 감소 폭이 컸지만 주거지를 끼고 있는 주거·오피스 혼합 상권은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세가 적었다.

부산 서면의 거리 일대. 사진/손원태기자
부산 서면의 거리 일대. 사진/손원태기자

◆상권에 나타난 빈익빈 부익부 심화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지오비젼이 2021년 서울 100대 상권을 분석한 자료에는 코로나 기간 중 상권 지형의 변화가 잘 반영돼 있다.

2021년 가장 높은 월평균 매출을 기록한 곳은 1위는 압구정역, 2위는 청담역, 3위는 노원역, 4위는 반포고속터미널부근, 5위는 신대방역 북부였다.

압구정역 부근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월평균 매출 1위를 기록했는데 인근에 명품샵과 고급 레스토랑, 성형외과가 밀집돼 있어 코로나 기간 중 상류층들의 고급화된 소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120, 2020년 88위였던 청담역은 2021년 59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청담역 부근도 압구정역처럼 고급 소비가 많은 지역이다. 반포 고속터미널 부근도 매출 상승률이 높았는데 이 지역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역점이 있다. 2019년, 2010년 대한민국 1위 상권이던 강남역 남부는 3위로 밀려났으나 강남역 북부는 2위 자리를 지켰다.

코로나 19 전후로 매출 하락이 가장 컸던 상권은 서울 지하철 2, 7호선 건대입구역과 4호선 명동역으로 나타났다. 건대입구역은 2019년 63위에서 21년 96위로, 명동역은 58위에서 90위로 하락했다. 명동역은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상권 중 하나로 관광객 감소와 쇼핑객 감소가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건대입구역은 대학 등교 중지, 주점이나 고깃집 등 음식점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이 영향을 미쳤을 걸로 보인다.

◆ 관광지 많은 지방 소도시의 부상

한편 나이스지니데이터가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17개 시도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도시 지역은 전반적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분적으로 매출 회복세를 보였으며 대구 경북 지역의 경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상권과 도심은 하락세를 보였으나 동네 상권과 지방은 상승세였다. 서울을 비롯한 거의 모든 특별시가 매출 증가율 하위권을 기록했으나 지방도 자치도는 상위권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2021년 성장한 지역들은 제주와 전남, 경기, 강원, 경남 순이었다. 관광지가 많은 제주 강원 지역은 코로나 이전보다 매출이 상승했는데 이는 해외 관광을 하지 못하면서 국내 대표 관광지들의 매출 상승이 포함된 걸로 볼 수 있다. 

경기도의 경우 서울 주민들이 많이 찾는 교외 지역이 다수 포함돼 있고 경기 남양주, 김포, 하남, 화성, 평택 등 성장하는 도시들이 이름을 올렸다.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지역은 경북, 충남, 충북, 부산, 대구, 울산 등이었으나 지난해 들어 회복세를 보인 걸로 나타났다. 서울 인천 대전 광주 울산 전북은 반등하지 못하고 떨어진 상황을 유지하거나 조금 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통계 데이터를 보면 도심 상권은 지방 소도시 상권으로 분산되고 있으며 국내 관광지 신도시 성장세는 체감할 만큼 높았다. 물론 본격적인 코로나 엔데믹(풍토병) 시대를 맞아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 이런 데이터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의 지역균형 발전 정책 눈여겨 봐야

하지만 이런 지역 소도시의 부상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도 있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지방분권화 정책과도 연계가 된다. 윤석열 당선인 역시 수도권 집중 현상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을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지방 주도적인 지역발전 모델 실현을 위한 정책은 이번 정권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므로 지방상권의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 엔데믹 시대 상권 변화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점은 온라인과 모바일 상의 디지털 상권이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프라인에서 아무리 좋은 상권 입지에 자리 잡아도 디지털 상권을 확장하지 못하면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유동인구가 많고 가시성이 높은 입지가 중요했으나 디지털 상권이 중요해진 요즘은 입지보다 지역 선정과 관련된 상권이 더 중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 구매 방식 변화

경기연구원이 수도권 20대 이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코로나 종식 이후 판매점 셀프계산대, 온라인 쇼핑몰, 음식배달앱, 무인매장, 드라이브스루, 키오스크, 도보이동 매장 방문, 커브사이드픽업, 차량이동 매장방문 주문/결제 순으로 이용 증가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 선호도는 도심 번화가 상점의 쇠퇴와 골목상권 활성화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도보 이동 결제는 코로나 종식 이후 증가세가 예상되나 차량 이동을 통한 매장 방문 주문/결제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감소할 의향으로 나타나 코로나 엔데믹 시대에도 슬세권으로 불리는 주거지 부근 상권은 활성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셀프계산대 이용 의향이 높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무인매장에 적응해가는 고정을 보여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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