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2.2조 급감…신용대출 1.8조↓
정기예금은 27조 늘어, '빅스텝' 이후 유입 가속

대출. 사진/연합뉴스
대출. 사진/연합뉴스

가계의 금융자산관리 패턴이 바뀌고 있다. 빚을 내 집을 사고 주식과 코인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하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고금리 시대를 맞아 가급적 덜 빌리고 상환 가능한 대출부터 갚아나가는 등 금융비용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 이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새 2조원 넘게 급감했다. 반면 주식과 부동산 대신 높은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에 27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쌓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7조4367억원으로 6월 말보다 2조2154억원 가량 줄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 들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7월 감소 폭은 전월(1조4094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컸다. 

대출 종류별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06조6804억원으로 한달 새 910억원 감소했고, 신용대출 잔액은 128조8256억원으로 1조8533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8개월째 감소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1∼2년 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체감하는 이자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의 전망대로 기준금리가 연말에 3.00% 수준까지 오를 경우 2년 전 초저금리 환경에서 주거나 자산투자 등의 용도로 수억원을 대출한 사람 중에는 월 상환액이 2배 가량 불어나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지난 5일 기준으로 연 3.920∼5.969%,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880∼5.792% 수준이다. 신용대출(1등급·1년) 금리는 4.359∼6.220%,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은 연 3.870∼5.769%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 담당자는 "상담을 하다보면 전 재산에 대출까지 끌어모아 내 집을 마련한 30~40대 신혼부부와 자영업자들이 높은 이자 부담에 막막해 하는 경우가 많다"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계속 보유해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는지를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고금리에 대출은 줄이는 대신 정기예금에 돈을 넣는 가계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712조4491억원으로 한달 새 27조3532억원 급증했다. 이는 전월 증가 폭(5조3191억원)의 다섯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중순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린 영향으로 은행 예금이자가 크게 상승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기적금 잔액은 38조1167억원으로 전월대비 6524억원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식과 부동산 수익률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자를 주는 정기예·적금으로 몰리는 것"이라며 "지난달 13일 한은의 '빅스텝' 이후 예금금리가 큰 폭으로 뛰면서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금융상품한눈에'를 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에서 판매 중인 정기예금(1년만기) 상단은 3.08~3.60%, 적기적금(1년만기)은 2.60~5.5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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