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후와 상봉은 어찌 다른가. 오랜만의 우연한 만남과 긴 세월이 흐른 뒤이지만 다시 만날 기약의 끝에 매달린 마주침이 다름이다. 오랜만의 얼굴 마주함은 같지만 서로 간에 남모르는 언약이 있었는가가 다른 곡절의 까닭인데, 이는 둘만이 알고 있는 밀어(密語)이다. 서로가 깐부 시절에 마음의 손가락을 걸고 한 약조이니, 그 누가 그들 마음 판에 새긴 글자를 읽어낼 수가 있으랴. 참으로 묘하고 기이한 인연 방정식에 매달린 사연이다. 이런 절묘한 감흥을 얽어낸 노래가 김진용이 노랫말을 얽고 고성진이 가락을 엮은 이다. 허공중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납품단가 연동제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변동하면 그에 따른 납품단가가 조정되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당연한 논의가 시작된 지 16년 만에 제도 개선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현 정부 상생협력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그동안 상생협력은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기보다는 대기업의 시혜성에 무게를 두어 추진해 온 것이 사실이다.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시장경제질서를 강조함에 따라 적합업종제도를 포함한 기존 상생협력 관련 제도에 대한
자본주의 체제는 경제주체(가계, 기업)들의 경제행위(소비, 투자)에 있어서 '자유'와 '책임'을 전제로 한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퍼그선(Neil Ferguson) 교수는 미국·영국 등 영어권 사람들의 상당한 비율이 경제(금융)에 대해서 무지(無知) 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신용카드 소지자의 3분의 1은 연체이자율이 고율인 것도 모른다. 또한 사람들은 돈에 대해서 얘기도 하려고 하지 않으며, 이는 금기시된다고 한다.영국인 약 900만 명은 경제(금융)에 관해서 공포감을 가지고 있어서, 은행이 발송하는 잔액증
‘제가 없었다면 폐하께서 황제의 관을 얻지 못하셨으리라는 건 주지하는 바입니다. ······제가 지불한 금액과 이자를 합해 더는 지체 말고 상환하도록 명하시기 바랍니다.’ 야코프 푸거(1459~1525)의 독촉장은 유럽 최고의 권력자 카를 5세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에스파냐의 국왕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로서 로마제국 이후 가장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는 그에게 빚을 갚으라고 다그치는 편지였다.그럴 만했다. 푸거는 카를의 조부인 막시밀리안 1세가 합스부르크 가문을 중흥시킬 수 있도록 지원했고, 카를이 프랑스의 경쟁자를 제치고 신성로마제국
요즘 공무원의 사기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2030세대 뿐만아니라 촉망받는 40대 간부까지 이직율이 높아졌다는 보도가 나온다. 낮은 봉급 탓도 있겠지만 정치권이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공무원을 윽박지르는 것이 더큰 문제다. 큰 돈벌려고 공무원이 된 사람은 없다. 공무원에게는 국민행복과 나라발전에 기여하는 주인공이라는 자긍심이 가장 중요하다.몇년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으로 취임했을 때 대통령에게 교육원의 기본임무 세가지를 보고하였다.첫째, 공직가치 교육.이는 공무원으로서의 기본자세와 공직윤리를 함양하는 것이다.둘째, 공직업무역량 강화.이는 국
기업은 개인별, 부서별, 회사별 목표를 월별, 분기별, 반기별, 연간으로 수립해서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근데 목표가 대체로 양적목표 중심이고, 질적목표가 없다. 8월 매출목표가 10억이라면 이 양적목표를 어떻게 달성한건지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 이 '어떻게'가 질적목표이고 전략과 전술이다.이런 질적목표가 없이 양적목표만 주어지면 푸쉬영업(밀어내기)이 이루어진다. 오로지 양적목표만을 달성하기위해 무리하게 할인판촉을 하면서 월말 밀어내기 판매를 한다. 양적목표에 쫒기는 영업사원은 월말이 되면 할 수없이 거래처에 전화를 걸어 10박
한 국가 또는 사회가 어떤 제도를 선택하는가는 정말로 중요하다. 제도(institutions)란 경기법칙(rule of the game)을 가리킨다. 보기를 들면 경제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시장기구(market)를 활용할 것인가, 경제계획(plan)을 이용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남한과 북한이 좋은 보기이다. 남한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경제를 운용하는데 시장기구를 선택하였고, 북한은 경제계획을 택하였다. 즉, 한국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데서 가격이 결정되도록 놔두었다. 반면에 북한은 정부 당국이 자세한 경제계획을
최저임금위원회는 2022년 6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3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9,620원으로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2022년 최저임금 9,160원보다 460원(5.0%) 오른 금액으로 월 2,010,580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저임금 수준은 2016년 시급 6,030원에서 7년 만에 59% 이상 상승한 9,620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근로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최저임금 영향률이 2019년 18.3%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2022년에는 4.
앤드루 카네기는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 진화이론을 읽고 철학적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조직적 경영에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이들이 부를 쌓는 게 문명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젊은 카네기는 달리 생각했었다. 서른 살 전에 이미 요새 돈으로 500만 달러를 거머쥐었던 그는 부의 원천을 자신의 노동이나 기술에서 찾지 않았다.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이나 총명함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마침 철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 자신이 운 좋게 그 기회를 잡았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훗날의 변심은 놀라웠다. 스펜서에게서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자신처럼
유행가가 대중들의 인기 용광로에서 데워지면 감성 폭탄이 된다. 이런 노래는 애간장을 다 태우는 가슴팍을 대변하는 사연을 머금은 절창이다. 사랑과 이별을 모티브로 한 인생의 외나무다리와 오솔길, 때로는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두 손을 마주 잡고 올라선 주인공들의 상황을 묘사하면 더욱 절절해진다. 그러다가 어느 한쪽이 불가피하게 유명을 달리하여, 영원한 이별이 된 사연을 오선지 위에 노랫말로 드러눕히면, 그 노래는 필시 영화로도 환생한다. 1979년 우리나라에 이런 노래, 눈물을 머금은 감흥 다이나마이트가 터졌다. 윤시내가 절창한
과거 직접 운전을 하고 지방에 강의를 갈때, 나대신 누군가 운전을 해주고 나는 차안에서 강의준비를 하거나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보곤 했다. 근데 이제 곧 자율주행차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어 이런 상상이 현실화될 것이다. 이미 음주운전 차단 자동차, 차 간 거리 유지 자동차, 졸음운전 방지 자동차 등이 나오고 있어 과거에 상상이 이제는 당연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불확실성 시대의 생존전략은 미래사회의 변화를 남들보다 먼저 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의 성공 경
삼중고(三重苦)에 직면한 한국경제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지난 2년 반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재정 여력을 소진했기 때문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여 경기부양을 나서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마저도 선진국, 개도국 할 것 없이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어 한국경제의 장점이자 미래인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만만치 않다.지난 60년 동안 한국경제는 경공업에서 시작하여 중화학공업을 통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다. 한국의 주력산업인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수정치를 보면 2022년 세계경제성장률 예상치는 3.2%이며, 선진국은 2.5%, 미국은 2.3%, 유로존은 2.6%, 한국은 2.3% 등이다. 한국 정부가 지난 6월에 발표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2.6%였다.여타 주요국들의 2022년 IMF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중국 3.3%, 인도 7.4%, 영국 3.2%, 이탈리아 3.0%, 프랑스 2.3%, 독일 1.2% 등이다. 그런데 여기서 발견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주
‘지난 이틀 동안 밤낮없이 잠도 못 자고 그 많은 편지를 썼더니 몸이 좋지 않네. 그 이틀 동안 먹은 거라곤 빵 한 조각밖에 없다네.’ ‘오월이면 내가 하룻밤에 네 시간 넘게 편히 자본 지 2년이 되네.’ 이탈리아 프라토의 상인 프란체스코 디 마르코 다티니가 하나뿐인 친구 라포 마체이에게 보낸 편지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내에게는 이렇게 썼다. ‘나는 태어난 날부터 온전히 행복한 날은 하루도 누리지 못하게끔 운명이 정해졌나 보오.’다티니(1335~1410)는 이성계(1335~1408)가 조선 왕조를 열 즈음에 지구 반대편에서 부의
유명 연예인이 사업에 뛰어들어 전 재산을 날렸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왜 그럴까?사업과 인기 연예활동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착각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바둑 두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 길이 보인다. 그러나 내가 두어보면 잘 보이던 길이 꽉 막혀 아무 것도 안보인다. 사업도 마찬가지다.사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품질, 가격, 자금, 서비스 등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해당 사업분야에 전문성과 사명감이 없으면 쉽지 않다. 연예인은 유명세를 이용한 홍보는 쉽겠지만 사업분야에 전문성이 없이 뛰어들면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퍼센트권에서 맴돌고 있다. 역대 정권중 출범초기부터 지지율이 이 정도인 경우는 처음이다. 지지율이 하락한 주원인을 살펴보면 인사문제가 단연 1위다.논란이 된 대통령실 인사가 지난 정권보다 더 심한 것도 아닌데 억울한 심정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인사실패보다 소위 윤핵관이라는 최측근 인사들이 사태를 일파만파로 키웠다는데 있다. 급한 불을 끈다고 부은 것이 물이 아니라 휴발유였던 것이다. 결국 대형산불로 번지고 말았다.산불사태의 주역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소통수석이다. 권성동의원의 발언은
미스터트롯 명물 정동원의 알토 색소폰 선율로 을 감상하면 낭창거리는 곡조에 어깨가 들썩거려진다. 이 노래는 한국대중가요 100년사에서 해방이후 유행가의 멜로디 부문 최고 곡이란다. 노랫말 부문은 였다고 하는데, 그 시절로부터 또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대중들의 호불호는 어찌 무르익었을까.민족의 동질성과 이념의 상극성이 충돌과 마찰로 불꽃 튀던 6.25 전쟁 3년 1개월 1,129일은,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휴전협정 서명으로 정지된다. 종전(終戰)이 아니라 휴전(休戰)·정전(停戰)이었다
연이은 한국 과학기술 성과가 눈부시다. 지난 6월 21일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성공적 발사에 이어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선진국들의 독무대라 다름없던 항공우주산업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다. 최초 연구개발이 추진된 이후 적어도 10~20년이 걸린 국책사업의 성공으로 한국의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쾌거라 할 수 있다.이번 쾌거의 이면에는 한 우물을 판 제조 중소기업이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제곱투표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예를 들어보자.정글 씨티를 가로지르는 강에 새 다리를 놓자는 제안이 주민투표에 부쳐진다. 찬반 여론이 치열하게 부딪친다. 재규어 씨는 활력 잃은 상권을 부흥시킬 이 개발 사업에 열렬히 찬성한다. 투표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찬성표를 사는 데 기꺼이 1000만원을 쓸 것이다. 카푸친 씨는 환경을 해치고 세금부담을 늘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 반대표를 사는 데 600만원을 기꺼이 쓰려고 한다. 표 한 장을 살 때마다 원하는 결과를 얻을 확률이 1%씩 높아진다고 하자. 두 사람은 몇
요즘 코로나에 이어 전쟁까지 겹쳐 사업하기가 참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영업하는 분들은 역시 영업환경이 너무 나빠져 영업하기가 어렵다고 한다.특히, 중소기업은 요즈음 구인난이 심각하다. 주문을 받아도 일할 사람이 없어 주문을 포기하기까지 한다. 구인난 원인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비대면 근로가 가능한 일이나 IT 산업이 급성장한 영향이 크다. 배송 증가로 배달·택배 기사, 배달 라이더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3D’ 업종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돌아간 것도 영향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