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근 전 한국남부발전사장
윤종근 전 한국남부발전사장

고리원전 1호기 입구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준공을 기념하여,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가 새겨진 「민족중흥의 햇불」 이라는 기념탑이 있다.

우리나라 원전역사를 돌이켜보면 1956년 7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을 예방한 미국 디트로이트 에디슨사의 CEO이자 과학자인 Dr. Cisler 박사가 원전연료인 우라늄팻렛을 보이며, 이 작은 연료가 석탄 몇 십톤의 열을 생산한다고 소개하고 원전의 경제적 가치와 효율성을 설명한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은 문교부에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서울대학교에 원자력학과를 설치하는가 하면, 학생 237명을 미국에 연수를 보내게 하였다. 이들이 오늘날 우리나라 원전을 발전시킨 주역이 되었고, 20년 뒤인 1978년 4월 드디어 고리원전1호기가 준공되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화천댐 부군에 주둔하고 있는 중공군을 격퇴시키지 않으면, 장차 서울시민이 먹을 식수확보와 국가안보에 커다란 문제가 있을 것을 우려한다. 당시 미8군 사령관이었던 Walton Walker장군을 경무대로 초청하여 중공군을 섬멸하여 줄 것을 요청하며, 우리나라 한강수계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전쟁이 끝나고 화천댐을 방문하여 오랑캐를 격파한 화천전투를 기념하여, 「파로호」 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 기념비 또한 「파로호」를 지키고 있다.

문재인정부 초기에 중국은 화천댐에서의 패전의 역사를 담은 「파로호」라는 치욕적인 이름을 바꾸어 달라고 요청하고 해당 지자체에서는 일제시대의 이름인 「대붕호」로 개명하려다가 주민의 반대로 좌절된 것은 실로 엄청난 역사적 인식의 차이가 아닐 수 없다

본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을 무릇 지도자가 지녀야 할 국가관과 유비무환의 정신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전무한 나라에서 에너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가에서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 원자력을 도입하기 위해 원자력조직과 대학교에 학과를 신설하고, 학생을 해외에 파견하는가 하면, 시민이 먹을 수돗물을 염려해서 화천댐을 탈환하게 한 대통령을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오늘날 세계각국은 지구환경복구를 위해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하고 미국과 EU에서는 탄소중립정책(RE100)을 채택하고 있으며 친환경에너지분류체계(Taxonomy)에 원자력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또한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는 에너지가격의 폭등과 인플레요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재인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탈 원전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국민의견수렴을 이유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시키는가 하면, 신규원전부지(삼척,영덕) 지정을 취소했다. 계속 운전이 가능한 고리1호기, 월성1호기를 영구 폐쇄해 버렸다.

만일 이러한 탈 원전정책 없이 원전건설을 계속하였으면 지금 우리는 원전30기 이상을 보유하고, 세계최고의 원전기술자립과 원전수출강국이 되었을 것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원전 100기 건설과, 향후 15년 이내에 150기 준공을 목표로 강력한 원전 굴기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의 원전건설 설계를 수주하였으며, 시공까지 맡을 가능성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수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수출프로젝트를 놓치게 된 것은 실로 통탄할 일이다.

2022년 2월 25일 현재 우리나라 전력시장가격(SMP)을 살펴보면 한전은 각 발전사들로부터 1KWH당 212원에 구입해서 주택과 기업에 110원에 공급하고 있다. 자영업자나 기업이면 벌써 파산했을 것이다. 전력생산단가는 1KWH에 원전이 60원, 석탄 100원, LNG 130~150원 정도이다. 지금 전력시장에서는 값싼 원자력 대신 LNG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 전기요금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고, 국민이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인상 및 물가상승의 부담은 고스란히 차기 정부의 몫이 되고 있다.

우리는 탈 원전정책의 추진으로 뿌리채 파괴된 원전산업을 신속히 복구하고, 신한울 1,2호기 조기준공, 문재인 정부 이전에 90%이었던 원전가동률(현재 73%)을 최대한 빨리 복원시키는가 하면, 국가에너지기본계획도 재정비해야 한다. 원자력을 복원시키지 않는 한, 국가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방도는 없다고 본다.

에너지문제의 정치적 이용이 국가의 장래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을 우리는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직면하고 있다. 지나간 역사적 과오를 탓하고 있을 시간도 없다. 국가와 국민이 겪을 한탄의 숨소리를 「파로호」의 정신과 촛불이 아닌 「민족중흥의 횃불」정신으로 이겨나가야 할 것이다.

윤종근 전 한국남부발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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