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15대 총장
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15대 총장

우리는 경제력이나 군사력을 하드 파워(hard power)라 하고, 문화·이념·외교 등을 소프트 파워(soft power)라고 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조세프 나이(Joseph Nye) 교수는 “한국이 소프트 파워의 성공 스토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였다.(KDI, 「나라경제」, 2022.3) 이는 영화, 드라마, 음악부터 음식, 방역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한류” 열풍이 불고 있음을 가리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의하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한국의 수출액은 5.4% 감소하였으나, 영화·음악 등 “K 콘텐츠”의 수출액은 108억3000만달러(약 13조1150억원)로 5.3%가 증가하였다. 그리하여 포틀랜드에 의하면 국가 브랜드 평가에서 2019년 한국의 전세계 글로벌소프트파 워 순위는 19위이었다.

그런데 한국은 2009년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되었다. 유의할 것은 미국과 중국이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게 상당한 규모로 지원을 하였으나, 중국보다 미국에 대한 지지도가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공적원조의 주요한 목표가 수혜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win hearts and mind)”임을 상기하면 미국이 더 효율적으로 원조지원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한편 국가 브랜드의 가치로 순위를 매겨보면 2020년 1위는 미국으로 약 24조8110억달러이며, 중국은 19조8510억달러로 2위, 3위는 일본으로 4조4240억달러이고, 한국은 10위로 1조7100억달러였다. 국가 브랜드 지수 NBI(Nation Brands Index)의 순위 및 지수를 보면 독일이 1위로 71.06이고, 캐나다가 2위로 70.64점이고, 일본이 3위로 70.52점이며, 대한민국은 23위로 61.50점이었다.

또한 국가별로 대한민국에 대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세 분야를 살펴보면 미국은 한국의 현대문화가 66.2%, 안보가 56.0% 그리고 문화유산이 49.4%이었다. 프랑스는 현대문화 67.8%, 안보 61.8% 그리고 경제가 55.6%이었다. 독일은 경제 62.6%, 안보 61.0% 그리고 현대문화 60.0%이었다. 중국은 현대문화 92.0%, 문화유산 64.2% 그리고 경제 54.0%의 순이었다. 일본은 75.2%, 문화유산 42.6% 그리고 정치·외교가 39.8%이었다.

위에서 발견하는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가 하드파워나 소프트 파워에서 모두 괄목할만한 발전을 성취함으로써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이룩하였음을 볼 수가 있다는 점이다.

그 원천은 물론 한국인들 자신의 위대함에 있다.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심성이 착하고(善), 어질며(仁), 정(情)이 많고 평화를 사랑한다.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에 대해서 열광하는 근본적인 원인도 한국인들의 이러한 천성(天性)에 연유한다.

대한민국은 고조선(古朝鮮)의 단군신화에 나오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즉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건국이념으로 나라를 세운 우리가 인류의 장래를 올바른 방향으로 선도할 막중한 책임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가 있다.

뒤돌아보면 한국의 5000년 역사는 “고난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태평성대가 별로 없었으며, 우리 조상들은 늘 찌푸린 얼굴을 하고 살았다. 함석헌 선생은 <뜻으로 본 한국역사>(1950)에서 여기에는 “하늘의 뜻”이나 하늘의 사명이 있을 것으로 해석하였다. 즉, 착하고 어질며 정이 많고 평화를 사랑하고 단 한 번도 다른 나라를 침략한 일이 없는 한민족이 그 기나긴 세월을 고난의 역사로 살았다는 것은 반드시 “하늘의 뜻”이 있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다.

우리나라는 지독한 역사적인 질곡 아래서도 무려 5000년 동안이나 독립국가를 유지해왔다. 대한민국은 김구(金九) 선생이 <백범일지>(1949년)에서 주장하듯이 군사대국, 경제대국을 지향하는 것보다 문화대국을 목표로 하여 5000년 전 단군 고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을 널리 선양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세계에 본(本)이 되는 나라를 지향하는 것이다. 즉, 한국은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을 실현함으로써 세계 전체에 본(本)을 보여서 널리 세계를 이(利)롭게 만들어야 할 막중한 사명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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