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복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국경복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석가모니는 기원전 563년경에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 마야부인은 어느날 ‘하얀 코끼리가 하늘에서 내려와 자궁속으로 들어오는 태몽을 꾸고 싯다르타를 잉태하였다.’ 부처님에 관한 태몽은 김재희의 박사학위논문 ‘한국인의 태몽 유형과 변천연구(2016)’에 소개되어 있다.

태몽이란 ‘임산부나 그의 지인(친정부모, 남편, 친척 등)이 임산부의 임신이전이나 임신 중에 꾸는 꿈으로 임신이나 출산을 예고한다.’ 이 꿈에서 싯다르다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은 임신 중이 아닌 임신직전에 태몽을 꿨다. 필자는 지난해 태몽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쓴 적이 있다. 임산부가 임신 이전 혹은 직전에 꾸는 태몽은 전체의 25%정도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머지 75%는 임신 중에 꾼다. 또한 거의 모든 태몽에서는 태아의 상징이 나타난다. 상징은 천체나 자연현상(해, 달, 별, 불, 물 등), 동물(용, 호랑이, 뱀 등), 식물(과일, 나무, 채소류 등), 인간(어린이, 장군 등), 광물(금, 다이아몬드 등 보석 등)으로 등장한다. 이를 분석심리학에서는 원형상(archetypal images)라고 부른다. 마야부인의 태몽에서는 원형상이 하얀 코끼리로 드러났다.

고대 인도의 신화에서 코끼리는 세상을 지탱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또한, 코끼리는 군주가 타고 다니는 위풍당당한 동물이었으며, 선한 군주에게 필요한 덕성인 위엄, 지성, 신중함, 평화, 풍부한 추수, 비 등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지닌다. 코끼리는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이기도 하며, 온화함, 힘, 영리함, 위엄을 나타낸다. 그런데, 그 코끼리가 하얀색이다. 불교에서 흰색은 정화를 뜻하며, 업장(까르마)을 소멸하는 기도를 관상할 때 흰색을 떠올린다고 한다. 이같은 신화나 당시 풍습이 태몽의 재료로 활용되었다.

부처님 태몽의 신령스러움을 상징하는 내용은 또 있다. 하얀 코끼리가 하늘에서 내려 왔다는 점이다. 고대인에게 하늘은 무한하게 크고, 넓으며, 끝을 알수 없는 높은 천상의 세계이다. 즉, 사람들은 우주(space)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성스러운 실체가 존재한다고 믿고 그 실체들이 상징으로 드러난다고 보았다. 이 때문이 우주(하늘, 창공)는 성스러움과 신성함을 의미한다.  

부처님의 태몽이 주는 예지적 의미는 첫째, 마야부인 자신이 아이를 잉태하게 될 것이다. 둘째, 출산 후 성장한 아이는 하늘로부터 성스럽고 신성한 정신을 이어받아 초월적 경지에 이르거나 그가 성취하게 될 업적이 최고의 권세나 진리에 이르게 됨을 암시한다.

부처님이 직접 꾼 예지적인 꿈이야기도 있다. 마크 엡스타인(Mark Epstein)의  저서 ‘트라우마 사용설명서’에 나온다. 이 꿈들은 부처님이 완전한 깨달음을 얻기 이전 보살이었을 때 꾼 꿈들이다.

첫 번째 꿈은 ‘위대한 대지는 그의 침상이었고, 산들의 왕인 히말라야는 베개였고, 왼손은 동쪽 바다에 두고, 오른손은 서쪽바다에 두고, 두 발은 남쪽 바다에 두는 꿈을 꾸었다.’ 두 번째 꿈은 ‘덩굴이 (부처님의) 배꼽에서 자라서 구름에 닿은 꿈이다. 엡스타인은 첫 번째 꿈은 부처님이 ‘최상의 깨달음을 성취할 것을 예언한 꿈’이라고 해석한다. 두번째 꿈은 ‘고귀한 팔정도(불교 수행에서 8가지 올바른 길)를 성취할 것을 예언한 꿈’이라고 해석한다.

필자는 꿈 해석을 좀 다르게 하고 싶다. 이 꿈들을 해석하려면 먼저, 당시 부처님이 처한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상황의 이해와 꿈에서 드러난 상징을 정확히 이해하여야 한다. 이 두 개의 꿈은 모두 예지몽이다. 첫번째 꿈은 부처님이 해탈 후 세상에 미칠 영향력의 범위가 매우 넓고도 깊음을 암시하고 있다. 꿈에서 상징으로 사용된 대지(땅), 히말라야 산, 바다는 그 넓이, 높이, 깊이가 매우 크고 깊음을 표상한다. 현실에서 불교는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 한국과 일본까지 널리 퍼져나갔다.

두 번째 꿈에서 부처님의 몸은 나중에 창시될 불교 그 자체를 상징한다. 배꼽은 몸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불교가 그 중심에서 영향력이 구름에 닿을 정도로 멀리 뻗어나간다는 의미이다.

이와같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지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어디에서 오늘 것일까? 고대인들은 조상, 신, 영혼 등이 알려준다고 믿었다. 하지만,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융(Jung)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의식적 능력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필자: 국경복, 경제학 박사. 저서: ‘꿈, 심리의 비밀’(2019년), 이야기 꿈의 해석(블로그),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홈페이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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