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딛고 일어선 소상공인에 희망을⑬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공동기획

사진은 서울 홍대거리. 사진/손원태기자
사진은 서울 홍대거리. 사진/손원태기자

동대구역에 있는 한 식당. 점심시간이 다가오면서 손님이 몰려오는데 사장인 듯한 여성이 주방과 계산대를 오가며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손님이 오면 주문을 받고 계산대에서 카드 결제를 하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서 음식 준비를 했다.

셀프서비스 방식이라 주방 쪽 음식물이 서빙되는 곳에 계산대가 있어 근무자가 객석으로 나올 필요는 없었지만 주문이 밀리는데 계산대와 주방업무를 동시에 보려니 바쁘기도 하고 조리는 지연됐다. 위생 문제도 있다. 손님의 카드를 받아서 계산을 했지만, 조리를 위해 손을 씻을 여유는 없었다.

셀프오더 키오스크 한 대만 설치하면 일손도 절약하고 위생도 안전하며 조리시간을 단축해 고객 서비스도 향상시킬 수 있었지만 팬데믹 기간에도, 팬데믹 기간이 지난 후에도 서비스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찾아온 인플레이션

코로나 팬데믹 기간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고통은 매출 저하였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계속 오르는 경비 부담은 또다른 고통이었다. 착한 임대료 운동 등에 임대료가 급상승하지 않았지만 인건비, 구인난, 각종 원자재값 인상과 마케팅, 배달 수수료 등 기타 지출 경비 인상으로 수익성은 점점 나빠졌다.

올해 봄 이후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식당 등 소상공인의 영업을 방해하는 제한 조건은 사라졌다. 하지만 팬데믹 못지않게 무서운 인플레이션이 소상공인을 괴롭히고 있다. 원자재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위드 코로나 이후 임차료 인상을 요구하는 임대인들도 많다. 구인난은 더 심해지고 있다. 최근 배달앱들의 정책 변경으로 배달 수수료의 부담도 더 커지고 있다.

◆경비 인상, 금리 인상 등 이중 삼중고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이 제1금융권은 물론 이자가 비싼 대출을 받아서 쓰는 경우도 상당한데 금리까지 오르고 있다.

위드 코로나 이후에 매출은 기대한 만큼 오르지 않았다. 팬데믹이 끝나면 보복소비로 인해 거리로 사람들이 몰려나올 걸로 기대했다. 하지만 장기간 계속된 언택트 라이프에 익숙해진 데다 2년이 넘는 동안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었다. 기대만큼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다고 울상인 소상공인들이 많다.

서울 강남에서 고깃집을 하는 김 모 사장은 "매출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에는 훨씬 못미친다. 2년 동안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언택트로 정착돼버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구 번화가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 모 사장도 "모임이 많아지고 매출이 늘어난 건 맞는데 코로나 이전만큼은 아니다. 확실히 모이는 횟수도 줄어들고 이전만큼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가 되면 배달을 중단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배달앱에서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됐지만 달라진 소비 방식과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소상공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디지털 전환, 경비 절감 VS 투자비부담

첫째 디지털 전환이다. 경비 절감을 위해 가장 선호되는 방식이다. 키오스크를 설치하거나 조리 로봇, 서빙 로봇을 도입해서 경비를 절감하고 구인난을 극복하려는 곳들이 많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디지털 전환에 투자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은 현재 영업 상황이 양호한 매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치킨 로봇, 피자 로봇, 튀김 로봇, 국수 로봇 등 조리 로봇의 종류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머지 않아 업종별로 메뉴 레시피를 장착한 셰프 로봇을 식당에서 편하게 만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 대중화되려면 현재 너무 비싼 제품 가격이 좀 더 대중화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영업시간 조정이다. 과거에는 영업시간을 늘려서라도 매출을 높이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구인난과 고임금을 피하기 위해서 영업시간을 줄이는 소상공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식당이나 소상공인의 경우 영업시간을 연장할수록 매출이 늘어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구인난으로 매출이 낮은 시간대나 요일은 매출 증가보다 비용 지출액이 더 크다. 손님이 적은 아이들 타임에는 아예 영업을 중단하거나 마감해 비용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사진은 광주 전남대서 '피자먹다'를 운영하는 오영진씨.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사진은 광주 전남대서 '피자먹다'를 운영하는 오영진씨.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1인 업종 선호도 높아져

셋째 창업 시장에서는 1인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혼자서 운영하거나 시간대별로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업종을 선호한다. 광주 전남대 부근에서 1인 피자 가게 '피자먹다'를 운영하는 오영진 사장은 혼자 매장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생 4명이 순환하며 근무를 돕고 있다. 4명이라고 해도 한달에 지출되는 인건비는 100만원대에 불과하다. 바쁜 시간대에만 아르바이트생을 활용해서다. 매장 매출은 3000만원대이지만, 1인 운영이므로 인건비를 절약해 다른 매장보다 영업이익이 훨씬 높다.

컴퓨터 공학도 출신 김장수 사장은 부산에서 1인 피티샵 '마이피티'를 운영해오고 있다. 직원 없이 18평대 매장을 혼자 운영한다. 매출은 높지 않지만 매장 임차료 외에 지출되는 경비가 거의 없어 소득은 월 800만원대에 달한다. 여러명의 직원을 두면 직원관리에 따른 에너지 소모로 고객에게 집중하지 못하는데 반해 1인 피티샵은 서비스 가능한 만큼만 고객을 유치하고 온전히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프리미엄 가격 정책으로 비용 부담 극복

넷째 고가격 전략이다. 물가 상승분을 가격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음식가격이 조금씩 올랐지만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과감하게 고가격 전략을 채택하는 식당들도 늘고 있다. 고가격 전략에는 전체 음식 가격을 획일적으로 높이는 방법과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는 방안이 있다. 기존 음식점에서 전자보다는 후자의 방법이 훨씬 안전하다.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손님이 떠날 것을 두려워해서다. 하지만 가심비 있는 프리미엄 상품 출시는 고객들의 잠재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획일적인 가격 정책 대신 세분화된 고객 욕구를 겨냥해 가심비를 극대화한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면 된다. 최근에는 전체 가격을 인상한 식당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1인분 음식 가격 8000원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배달 시장의 경우 1인분 9000~1만5000원대의 가격이 형성되고 있어 인상된 가격에 대한 고객 적응력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이런 추세는 소상공인 창업 시장에도 반영돼 가격파괴 업종이 줄어드는 대신 저렴한 메뉴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판매하는 업종을 선택하려는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 전문화, 하이브리드 동시에 진행

다섯째 전문화 전략이다. 전 세계적으로 오프라인 식당 메뉴가 더 전문화되고 있다. 메뉴가 늘어날수록 원재료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메뉴 가짓수를 줄이고 식재료 낭비와 복잡한 조리 과정에 따른 구인난을 극복하는 것이다. 수 십 가지가 넘는 밀키트를 취급하는 일반 밀키트전문점 중 상당수가 재고 처리에 따른 부담으로 문을 닫곤 한다. 밀키트는 신선도가 중요해 유통기한이 짧다. 따라서 품목수가 많을 경우 재고부담이 커지고 손실의 원인이 된다. 반면 부대찌개에 집중하는 '땅스부대찌개'의 경우 밀키트 가짓수가 한정돼 있어 재고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음식점의 메뉴 가짓수도 과거에 비해서 점점 줄어들어 전문점이 인기다. 반찬 역시 가짓수가 줄어들거나 특별한 반찬이 필요 없는 일품요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조리 과정이 복잡한 메뉴보다는 미리 준비해두고 토핑 방식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메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여섯째 하이브리드 전략이다. 기존 상품이나 업종만으로는 매출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하이브리드 전략이 많이 활용된다. 대표 분야는 배달전문 식당들이다. 대부분의 배달 식당들은 여러 개 브랜드와 업종을 입점시켜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1992덮밥&짜글이'의 경우 주력 메뉴는 덮밥과 짜글이지만, 찜닭, 떡볶이, 죽 등 원하는 업종을 3개까지 추가로 운영할 수 있다.

배달연구소는 떡볶이 부대찌개 김치찌개 돈카츠 등 9가지 업종과 9가지 브랜드를 선택해서 하이브리드로 운영할 수 있다.

식당이 전혀 다른 업종과 결합하기도 한다. 식당에 미니슈퍼나 식료품점이 입점하고 생선가게에서 초밥을 판매하기도 한다. 도·소매업과 외식업이 하이브리드로 만나는 사례들이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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