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위 소위 통과…원자재값 반영 단가상승폭 기재 의무화
회피시 5000만원 이하 과태료…쌍방 합의 땐 연동제 예외

윤관석 산자중기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관석 산자중기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납품단가 연동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며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도록 하는 해당 법안은 이른바 중소기업의 오랜 숙원으로 불려왔다.

24일 국회 등에 따르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전날 여야의 합의 아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산자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해당 개정안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상승 폭을 약정서에 기재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이에 따라 납품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인 주요 원재료에는 연동제가 적용된다.

위탁기업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연동제를 피하려는 경우에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날 산자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산자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며, 개정안 주요 조항은 공포 후 9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된다. 계도기간은 3개월이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2008년부터 도입이 논의됐으나 시장 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좀처럼 전진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하청 업체들의 부담이 커지자 여야가 합심해 연동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에 '계약 주체 쌍방이 합의하는 경우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 조항이 포함돼 법안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약자 위치에 있는 하청업체 입장에선 원청업체가 합의를 요구해올 경우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탁기업이 소기업이거나 납품대금 1억원 이하 소액계약, 계약기간 90일 이내 단기계약일 경우에도 연동제를 피해갈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지역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올해 초에 연단위 계약을 했다가 원자재값이 올라 대기업에 납품하는 걸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만들수록 오히려 손해인데 상호 합의라는 단서가 있다면 중소기업 입장에선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전날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를 반대하는 성명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경제5단체는 성명을 통해 "내년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연동제 법제화를 추진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올해 9월부터 361개 대·중소기업이 자율참여한 시범사업이 종료된 후로 법제화를 미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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