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수정 / 경기대학교 교수>

이수정 교수
Eliot는 자신의 시에서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 칭하였다. 허나 경제 쪽에서는 10월의 잔인함이 오래 전부터 확인되어 왔다.

이는 인류를 경제적 공포로 몰아넣었던 1929년 대공황이 바로 10월에 터졌음에 기인한다. 특히 10월 24일은 ‘검은 목요일’이라 하여, 주식시장은 대폭락 하였고 수많은 미국 은행은 이후 파산하였다. 이때 시중 은행 중 약 만 개 가량이 문을 닫았다.

문제는 그로부터 딱 80년째인 금년도 10월 똑같은 위기가 세계를 휩쓸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부동산시장이 붕괴되면서 월가에는 금융대란이 왔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였고 메릴린치도 매각되었다. 이후 주식시장은 폭락을 거듭하여 극도의 두려움에 쌓인 투자자들은 심리적 공황상태에서 주식을 투매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발 금융위기는 우리나라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었는데,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바닥 모를 대폭락이 거듭되고 있으며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면서 공황의 불씨는 부동산 시장에까지 옮아붙고 있다. 연이은 미분양 사태에 건설업체는 나날이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고 있다.

경제 심리학 분야에서는 이와 같은 연쇄작용의 근저에는 자기실현적 공황심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즉 시장에서 경기가 나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면, 애초에는 실제적 위험이 심각하지 않았더라도 투자자들의 불안으로 해서 경제활동은 극도로 위축되고 따라서 결국에는 실제적인 경제공황으로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즉 이 같은 공황적 상황으로의 추락에는 수많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요인이 근본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이와 같은 심리적 요인이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의 가장 핵심 원인이라 파악이 된다. 예컨대 실제적인 위험보다는 외부로부터 발생한 심리적 불안요인에 수많은 내국인 투자자들까지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실질적으로 이들의 연쇄적인 자금 회수가 당초 위기상황까지는 아니었던 은행과 제2금융권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불안한 투자자들은 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고 따라서 은행은 생존을 위해 기업에 대한 자금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어질 것이다. 결국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은 애당초 부실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유동성의 일시적 문제로 인해 도산에 이를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다시 은행에 위기가 닥치고 결국 모두가 공황으로 추락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구성원 개개인의 과도하게 민감한 불안심리가 궁극적으로는 이와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야기 시킬 수도 있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과 전쟁’을 선포하면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후퇴를 전진으로 바꾸는 노력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은 까닭 모를 두려움뿐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바로 이 말 속에서 우리는 현재의 금융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다. 예컨대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는 국민 개개인의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신뢰감의 회복이 바로 위기로부터 탈출하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이다.

즉 공황을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막연한 공포심을 거두고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 밖에는 없다. 그래서 경제는 바로 심리이며 국민으로부터의 신뢰 회복이 당장 정부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인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정부의 구성 요소인 공직자들의 도덕성이다. 믿음을 주는 공직자, 도덕적 공직자들로 구성된 정부 바로 거기에서부터 국민의 신뢰는 출발한다. 이렇게 보자면 공직자들의 쌀직불금 논란은 바로 국내의 경제상황을 공황으로 밀어 넣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구성원이 도덕성을 회복해야 하기에 그에 조금이라도 위기를 야기하는 문제의 원인은 즉시 털어버리는 것이 해법이다. 국민은 정부의 단호한 결단에 감동할 것이며 바로 거기에서부터 신뢰는 회복되고 종국에는 우리 사회에 만영하고 있는 불안도 서서히 종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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